"지성만이 무기다"를 읽으며 든 생각들

도서관에서 책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 뒷면에 쓰인 문구가 나를 사로잡았다.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는 어른들을 위한 사유와 읽기의 기술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나는 그것이 생각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내 안에 그러한 야성이 사라진 느낌이 든다. 안전한 길로 알려진 '초중고대(학교)'라는 종래의 길을 걸어오면서 나에게 생각이 있었던가? 돌아보면 나는 늘 평균의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학과(컴퓨터공학)만큼은 내 마음의 소리를 따라갔다. 그러나 아직은 누구에게 설명할 수 없는 추상적인 의지여서 IT 분야를 통한 비전은 세우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통해 사유하는 것에 대한 통찰을 얻고 싶었다. 개발 분야의 책은 해당 도메인에 관련해서만 도움이 되지만, 이러한 류의 책은 문제 해결을 위한 '시스템'을 개선하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이어서 분명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다.
타인의 사상이 뛰노는 운동장
쇼펜하우어는 독서에 대해 "생각하는 수고를 할 필요가 거의 없는 활동"으로 끊임없이 읽기만 할 뿐, 읽은 것을 다시 생각해보지 않는다면 (생각하는 힘을) 대부분 다 잃고 만다고 했다. 독서에 전념하는 동안에 내 머리는 "타인의 사상이 뛰노는 운동장"이 된다.
쇼펜하우어의 언급은 책을 읽을 때 책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적인듯 하다. 책의 내용은 저자의 생각이지 나의 생각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떠한 내용을 받아들일 때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의식적으로 떠올려야겠다. 회고가 진짜 중요한 것 같다. "뒤를 돌아볼 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꽤나 역설적인 통찰을 얻은 내용이었다.
인공 사회에서 성형된 어른
오랜 시간 사회 시스템에서 성형된 어른들은 더 이상 모험을 하지 않는다. 세상의 평가 기준을 내면화하여 기성의 지식을 그대로 주입받고 못 한다고 느끼는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들은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앞으로의 일들을 재단한다. 시간과 돈, 경험부족 등 수많은 제한과 억압 속에서 마음은 날지 못하고 그대로 묻힌다. 반면, 아이들의 세계는 훨씬 자유롭다. 아이들에게는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 이렇게 두 가지만 존재한다. 기존의 경험을 토대로 주저하는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쌓으며 성장한다.
살면서 현실적인 제약 조건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것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또는 의지의 상실을 정당화 할 순 없다. 나 또한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못할 것 같다고 주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한계 짓지 말고 마음을 따라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