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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우리는 왜 꽃을 심는 걸까

요즘 피크민 블룸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다. 걸음수에 따라 피크민이 나오는 모종이 자라기 때문에 열심히 걷게 된다. 걸어다니면서 지나간 자리에 꽃을 심을 수도 있는데, 꽃을 심는 동안에는 걸음수를 가산해준다. 처음엔 이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주변이 꽃밭으로 되어 있는게 신기했다. 산책에 대한 즐거움과 동기부여는 이미 충분한 것 같은데, 사람들은 왜 꽃잎을 소모해가면서 꽃을 심고 다니는지 의문이 들었다.

 

며칠 지나자 나도 어느새 걸어다니면서 꽃을 심고 있었다. 답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계의 관점에서 꽃을 심고 가꾸는 일은 비효율적이고 실용적이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꽃은 그 자체로 삶의 목적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최적화를 좇는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꽃에 설렘을 느낀다.

의학,법률,경제,기술따위는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해. 하지만 시와 미, 사랑, 낭만은 삶의 목적인거야.

 

 

<죽은 시인의 사회>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