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지원한 공채에서 모두 서탈했다. 코딩테스트도, 기술면접도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걸 알면서도 경험이라도 쌓아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했지만 기업은 그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학교에서 하고 싶은 활동은 다 했던 나의 계획은 졸업을 앞두면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졸업 전에 우테코와 ADA에 지원했지만, 우테코는 프리코스의 벽을 넘지 못했고, ADA는 면접에서 탈락했다. 취업 전선은 서류 전형부터 쉽지 않았다.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을 써오면서도 나를 소개하는 건 여전히 어려웠다. 그래도 서류 전형은 통과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코딩테스트에서 떨어지면 수긍할 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돌아보면 나는 이종적 동종, 즉 다르게 보이려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남들과 다를 바 없었다. 사실 서류조차 통과하지 못한 것은 달라 보이지도 않았다는 방증이었다. 네이버 커넥트재단이 생각하는 AI 시대의 개발자에 따르면 개발자의 본질은 문제 해결력이라고 한다. 문제 해결력에는 단순한 기술 지식을 넘어 메타인지와 커뮤니케이션 능력까지 포함한다. 기술 장벽이 점점 낮아지는 요즘, '무엇이 문제인가'를 정의하는 메타인지 능력과 사람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 같다.
테크 직무의 지원서에는 대개 수행한 프로젝트 경험을 묻는 문항이 있다. 나는 이 질문에서 내 경험을 차별화하지 못했다. 무슨 경험을 했느냐보다 중요한 건 그 경험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다. 문제해결 과정에 대한 숙고와 그것을 전달하는 것의 부족함을 느낀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며 내실을 다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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