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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연애를 보면서 생각한 것들 최근 혼전연애라는 프로를 재밌게 보고 있다. 한국남자와 일본여자가 만나 데이트하는 관찰 예능이다. 세 쌍의 커플이 등장하는데 나는 그 중에 최다니엘님과 타카다 카호님의 이야기를 제일 좋아한다. 처음에는 카호님이 가장 외적으로 이상형(귀여운 인상)이어서 좋아하게 되었는데, 데이트에 임하는 최다니엘님의 모습에서도 배울점이 많았다. 카호님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말 봄날의 햇살같다. 더워도 웃음을 잃지 않을 정도로 밝고, 오히려 최다니엘님에게 손부채질을 해줄 만큼 상냥하며, 처음 만날 때 레모네이드 두 잔을 준비하는 따듯한 사람이다. 자신이 받은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감사할 줄 안다. 거기에 귀여운 외모까지. 진심 최고. 최다니엘님은 상대방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갈 줄 ..
Greatness comes from character Greatness is not intelligence. Greatness comes from character and character isn't formed out of smart people. It's formed out of people who suffered. 엔비디아 CEO인 젠슨황이 2024 SIEPR Economic Summit에서 한 말이다. 위대함은 캐릭터에서 나온다는 것, 그리고 그 캐릭터는 고통을 겪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젠슨황은 사내 임직원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앞으로 많은 고통과 좌절을 겪을 것이라 얘기한다고 한다. 그것이 회사를 더 나은 방향으로 단련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이 사례를 최근 화제인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두 인물에게서 찾는다. 이모..
사람을 남기는 개발 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적부터 여행업을 하셨다. 주로 일본에서 온 손님들을 공항에서 픽업해 호텔로 모시거나 여행기간 동안 현지 투어를 하는 가이드 역할이다. 큰 돈을 벌진 못하지만 아버지는 사람을 남기셨다. 상냥한 언행으로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주셨고 손님들은 우리나라에 재차 방문했다. 단골 손님도 생겼다. 그런 여행업을 하신지 10년이 넘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찾아오면서 여행 수요가 급감했다. 아버지는 배달을 시작하셨다. 그래도 회사는 폐업하지 않았다. 아버지께서 개업하실 때 일본 지인 분께서 잘 되라고 큰 돈을 투자하셨단다. 그래서 그 분을 생각해서라도 폐업은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게 3년을 버텼다. 아버지께서는 일찍이 인터넷의 중요성을 알고 계셨다. 인터넷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
스키장에서 넘어진다는 것 지난 주에 학교 친구들과 당일치기로 스키장에 다녀왔다. 놀기로 한 것은 꽤나 즉흥적인 결정이었다. 한 친구가 카셰어링 플랫폼에서 매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받았다며 놀자고 했다. 그러다 내가 스키장을 제안했고, 우리는 그렇게 스키장을 가기 위한 준비를 했다. 먼저 스키장을 정해야 하는데 각자 거주하는 곳이 달랐다. 3명은 포항, 1명은 경산, 1명은 울산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삼천포에 산다. 모두 경상도 내에 있으므로 경상권에 유일한 에덴벨리 스키장이 낙점되었다. 그 다음은 차량 한 대로 모두를 태우고 스키장에 가는 최적의 경로를 찾아야 했다. 출발지는 포항, 목적지는 에덴벨리 스키장으로 고정되어 있고 공유지의 순서를 정하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포항에서 출발해서 스키장까지 바로 가도 1시간..
침대 밖으로 나올 용기 두려움은 생각을 먹고 자란다. 잘할 수 있을까, 잘못되면 어쩌지... 머리는 비관적 시뮬레이션을 끊임없이 돌린다. 그동안 몸은 굳어버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자기합리화한다. 이 세상은 낯선 것들로 가득하고, 익숙하지 않은 모든 것은 두려움을 가져온다. 하지만 두려운 느낌을 왜 두려워하는가? 처음부터 익숙한 것은 없다. 우리 세계의 확장과 두려움의 극복은 맞닿아 있다. 용기는 두려움 속에 발현되는 법.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두려움에 맞서는 것이다.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그냥 해본다. 일단 침대 밖으로 나오고, 몸을 움직여본다. 결심하는 것과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운전면허를 취득하기로 결심하고 운전학원에 연락 한 통 하기까지 수많은 생각들을 마주하면서, 이젠 용기를 ..
부유하는 재료들 모처럼 여유가 생겼다. 할 일은 항상 있지만, 걸어온 길을 돌아볼 시간이 생긴 것 같다.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 지난 학기 프로그래밍 스튜디오 수업 조교, 방학 때 엡손 이노베이션 챌린지와 멋사 중앙해커톤까지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았다. 이 활동들은 나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재료는 그 자체로는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재료에 의식이 더해질 때 비로소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나를 돌아보는 데에 좀더 집중하려고 한다.
개발의 모순 요즘 과제 채점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일일이 실행하면서 입력값을 넣어봐야 하는 수동 테스트를 하고 싶지 않아(인원이 인원인 만큼 ...) 만들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개발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러다보니 과제 채점을 빨리 하려고(밀리지 않으려고) 개발을 시작했는데 오히려 개발하느라 채점이 밀리는 모순에 빠졌다. 아쉽더라도 수동으로 채점하면서 개발을 같이 했어야 했는데, 초기 구상대로라면 빨리 개발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채점이 끝나는대로 개발기를 써야지.
내가 검도에서 배운 것 검도를 시작한 지 갓 1년이 지났다. 짧은 검력이지만 그동안 검도를 통해 배운 것이 많다. 단순히 검도의 동작이나 기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자바가 라면 검도는 이라고 감히 논할 만큼 나는 검도를 통해서 과정을 중요시하는 자세를 견지하게 되었다.과정이 중요하다검도를 배우면서 느끼는 것은 상대를 타격하는 그 자체보다 타격하기까지의 과정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는 검도의 한판(득점) 기준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한판의 기준검도에서 한판의 기준은 꽤 까다롭다. 우선 죽도의 타격부위(선혁과 중혁 사이)로 격자부위(머리, 손목, 허리, 목)를 정확히 타돌해야 한다.  그러나 이 기준만으로는 한판이 성립하기 어렵다. 그냥 상대보다 먼저 타격하면 되는 거 아닌가? 아니다. 검도에는 기검체일치라는 개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