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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완 챌린지를 마무리하며 오늘로 오블완 챌린지가 마무리되었다. 꾸준함이 부족했던 내가 21일 동안 매일 글을 쓰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평소에는 글감이 떠오를 때에만 글을 쓰곤 했기에, 매일 꾸준히 쓰는 것은 나에게 큰 도전이었다. 이 챌린지를 완주하기 위해 내가 택한 방법은 완벽함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었다. 그날 떠오른 솔직한 생각으로 글을 시작하고 퇴고를 통해 다듬어가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전에는 한 번 글을 쓰기 시작하면 몇 시간을 들여 끝까지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지만, 이번에는 일단 시작하고 다듬는다는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접근했다. 이렇게 하니 글쓰기를 시작하는데 훨씬 부담이 덜했고, 그렇게 완성된 스무 편의 글들은 각각은 평범해 보일지 몰라도 모아 보니 그 자체로 내 삶의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대전여행 올해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대전이다. 포항은 자취하는 곳이라 제외하고, 서울은 본가라 여행지로 보기 어려우니 결국 대전이 유일한 여행지가 되었다. 비록 볼 일이 있어 방문한 거지만 새로움에 대한 설렘이 있다면 여행이다. 대전을 처음 방문한 계기는 교내 공모전 시상식 참석이었다. 시상식은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함께 공모전을 준비했던 팀원 용현이 형이 대전에 거주하고 있어 겸사겸사 얼굴을 보러 갔다. 운 좋게도 형의 부모님께서 집에서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1박 2일 동안 대전에서 찐 로컬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곳저곳 둘러보기보다는 용현이 형이 평소 자주 가던 곳들을 함께하면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다. 두번째 방문은 고등학교 동창의 회화과 졸업 전시회를 ..
벌써 11월 2024년이 이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시간은 앞을 내다볼 때는 길게 느껴지지만, 뒤돌아볼 때는 한없이 짧게 느껴진다. 올해 나는 뭐하고 살았을까? 11장에 올해를 담아본다. 1월 예전 프로젝트 팀원의 제안을 받아 멋쟁이사자처럼 12기에 운영진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백엔드 개발 멘토라는 역할을 맡아 다빈이라는 친구와 함께 아기사자 분들이 백엔드 개발에 입문하는 여정을 함께했다. 나 역시 아직 배우는 입장이라 누군가를 가르친다기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공유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내용적으로나 진행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도 잘 따라와 준 아기사자 분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사진 속 경례하는 듯한 포즈는 우리 백엔드 트랙의 시그니처 포즈다. 다들 무심해 보이지만 속은 따..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지원을 준비하는 여러분께 (불합격 수기) 오늘은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이하 "ADA") 4기 하반기 모집 최종 선발 결과 발표가 있는 날입니다. 결과는 불합격. 그래도 작년 3기 모집에 이어 이번 4기 모집까지 최종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되었기에 지원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글을 씁니다.  1. 인포 세션에 참가하자.ADA는 지원 기간에 온라인 인포 세션(설명회)을 열어 ADA에 대해서 알리고 있어요. 관계자로부터 직접 정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질의응답도 진행하기 때문에 ADA와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이번 4기 모집에서는 3기에는 없었던 포트폴리오 첨부가 있었는데요, 저 같은 경우 인포세션을 통해서 라이프저니와 포트폴리오의 차이에 대해서 궁금점..
인생은 등산과 같아서 오늘은 대학 친구 두 명과 저녁을 함께 먹었다. 팀에서 시작된 인연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다들 적당히 내향적이고 대화가 잘 통해서인지 꾸준히 만나고 있다. 함께한 시간이 많은 만큼 이야기 주제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학교 생활에 대해 얘기했지만 이제는 졸업을 앞둔 시점이라 졸업 이후의 계획에 대해 많이 얘기하게 된다. 앞으로 각자의 길을 가면서 하나 둘 포항을 떠나게 되면 만남도 이전 같지 않을 거다. 인생은 등산과 같아서, 산행 중 갈림길에서 헤어지는 일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알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 있는가 보다.
우리는 왜 꽃을 심는 걸까 요즘 피크민 블룸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다. 걸음수에 따라 피크민이 나오는 모종이 자라기 때문에 열심히 걷게 된다. 걸어다니면서 지나간 자리에 꽃을 심을 수도 있는데, 꽃을 심는 동안에는 걸음수를 가산해준다. 처음엔 이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주변이 꽃밭으로 되어 있는게 신기했다. 산책에 대한 즐거움과 동기부여는 이미 충분한 것 같은데, 사람들은 왜 꽃잎을 소모해가면서 꽃을 심고 다니는지 의문이 들었다. 며칠 지나자 나도 어느새 걸어다니면서 꽃을 심고 있었다. 답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계의 관점에서 꽃을 심고 가꾸는 일은 비효율적이고 실용적이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꽃은 그 자체로 삶의 목적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최적화를 좇는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꽃에 설렘을 느낀..
회화과 졸업 전시를 관람하면서 생각한 것들 오늘은 고등학교 친구의 회화과 졸업 전시를 축하하기 위해 대전에 다녀왔다. 친구와는 무려 5년 만에 보는건데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다. 한 가지 친구가 나에 대해 낯설어 했던 것은 내 긴 머리였다. 하긴 마지막 만남이 내가 군대 휴가 중이던 때였으니 충분히 그럴 만도 하다. 전시장의 그림들은 대부분 100호 이내 크기였는데, 예상보다 커서 관람하면서 계속 "이걸 어떻게 그렸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경이로움과 궁금증이 반반 섞인 감탄의 연속이었다. 미술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해 기법 같은 세부적인 내용은 친구에게 물어보며 관람했는데, 설명을 듣고 나니 그림 한 점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담겨 있는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떠오르는 심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캔버스 위에 표현한다는 게 정말 대단하고 멋있..
우리들은 선로 옆에 나란히 달리는 기차처럼 오늘은 항상 가던 스터디카페를 안 가고 노량진에 있는 스터디카페를 갔다. 분명 키보드 사용이 가능한 곳이라고 확인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 피고 인강 듣고 공부하는 분위기였다. 나는 코딩하러 갔는데 괜히 눈치가 보였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가는 길들은 다 다르다. 우리들은 선로 옆에 나란히 달리는 기차처럼 붙어있다가도 각자의 궤도를 따라 점점 서로 멀어져간다. 초등학교 친구가 그랬고, 중학교 친구가 그랬고, 고등학교 친구가 그랬다. 대학교 친구들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와 한 시절을 함께한다는 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으면서도 참 소중한 것 같다.